미술관 기행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온택트 시대 미술관 여행서 코로나가 앗아간 우리의 중요한 일상 중에서 '여행'이 있습니다.
해외 도시를 방문하면서 그 도시의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고 미술품을 감상하는 기쁨이 사라져버린 가운데, 온택트 시대 새로운 미술관 기행의 지평을 여는 < 뮤지엄 게이트 >를 소개합니다.
뮤지엄 게이트 : 인디언의 눈물, 흑인 노예의 노래, 천재 건축가의 그림자 미술관 기행
이 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과 유럽, 일본의 미술관과 박물관 중에서 코로나가 끝나면 꼭 들러야 할 14곳의 뮤지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 영국의 대영박물관, 프랑스의 루브르, 베를린의 국립 미술관 등은 해외여행을 떠날 때 꼭 들러야 할 여행 코스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는 이런 '유명' 뮤지엄을 방문함으로써 교양을 쌓고 예술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뮤지엄과 뮤지올로지(museology: 미술관 및 박물관학)의 정통이며 예술 향유의 전부인 것일까요?
이 책은 뮤지올로지의 뿌리 깊은 서구 중심주의와 약탈주의에 의문을 제기하며, 그동안 우리가 접하지 못했지만 미술관 설립 역사에서 꼭 알아야 할 뮤지엄을 소개합니다.
인디언의 눈물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의 허드 뮤지엄(Heard Mueum)은 1929년 허드 부부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작은 지역 사립미술관으로 시작한 허드 뮤지엄은 현재 아메리칸 원주민 부족들의 생활상과 문화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대표적인 인류학 뮤지엄 중 하나입니다.
허드 뮤지엄에서 특히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카치나 인형은 호피와 주니 족이 만든 인형으로, 영적인 믿음을 간직한 인디언 예술가의 공예품입니다.
이 부족의 어린 소녀들은 부족 축일에 카치나 인형을 선물받고 건강, 성장, 다산 등의 축복을 기원 받았습니다.
하지만 20세기 들어 뮤지엄의 판매 상품이 된 카치나 인형은 전통적인 생김새와는 사뭇 다른 형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나무 조각과는 달리, 유럽의 구체 인형처럼 팔다리가 돌아가도록 구조가 바뀐 인형도 등장했습니다.
현재 1,000개가 넘는 카치나 인형이 허드 뮤지엄의 뮤지엄 숍에서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간직했던 부족의 영혼과 주술적인 힘은 아직도 유효할까요?
흑인 노예의 노래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빌 트레일러(Bill Traylor)로, 1853년 경 미국 앨라배마주 대농장(plantation)에서 흑인 노예 신분으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성 '트레일러'도 백인 주인의 성을 따른 것입니다. 1863년 노예해방이 되고 그는 노예 신분에서 미국인이 된 첫 세대 사람이 됩니다.
그는 대농장의 노동자, 도시의 일용직 근로자, 구두 수선 등의 직업을 거쳐 여든살 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캔버스를 살 돈이 없었던 트레일러는 버려진 카드보드지, 사탕 상자, 광고지 위에 소박하지만 상징과 위트가 넘치는 시적인 그림을 그립니다.
하지만 이 그림들은 당시 '흑인 노예 출신의 미국인'이 처한 현실을 은유하는 풍자화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의 이름 외에는 글을 쓸 줄도 몰랐던 가난한 화가, 트레일러는 1949년 9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그의 작업 역시 뿔뿔이 흩어져 수십 년 동안 잠들게 됩니다.
그러나 그 후 70년이 지난 2018년, 그의 작품은 미국 워싱턴 스미소니언 뮤지엄(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의 학예사 레슬리 엄버거(Leslie Umberger)에 의해 발굴됩니다.
그는 2018년 스미소니언 뮤지엄의 회고전을 통해 '20세기 가장 중요한 미국 예술가'로 재조명 받게 됩니다.
천재 건축가의 그림자 미술관
미국의 천재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는 전설적인 건축가입니다.
그는 19세기 중반에 태어나 20세기 중반에 이르기까지 6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활동했으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대표작으로는 뉴욕의 구겐하임 뮤지엄(Solomon R. Guggenheim Museum)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건축물처럼 명예롭기만 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그는 이기적이고 독선적인 성격과 미숙한 인간관계로 종종 구설수에 오르는 인물이었습니다.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축조한 탤리에신(Taliesin)은 웨일스어로 '빛나는 언덕(이마)'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웨일스의 음유 시인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그는 웨일스 출신 어머니가 위스콘신에 정착해 사들인 땅을 텔리에신이라 명명하고 이곳에 사연 많은 건물 탤리에신 이스트를 지었습니다.
텔리에신 이스트는 1911년 건축됐고, 여기에는 비극적 서사가 등장합니다. 당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와 불륜이자 연인 관계였던 여인 마마 체니가 1914년 텔리에신 이스트에서
한 미치광이 범죄자의 방화에 의해 살해당한 것입니다. 그 후에도 텔리에신 이스트는 또 한 번 낙뢰로 인한 화재를 맞게 됩니다.
라이트는 1937년 텔리에신 이스트에서 무려 3,000km 떨어진 미국 애리조나 사막에 텔리에신 웨스트를 축조합니다. 탤리에신 웨스트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겨울별장이자
그의 도제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공간이었습니다. 그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받은 영감을 마음껏 공간에 쏟아부었고, 그 결과 사막 한가운데 믿기지 않을 정도로 초현실적인 건물이 탄생하였습니다.
탤리에신 웨스트는 탤리에신 펠로우십(Taliesin Fellowship)이라는 실습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라이트 노년의 가장 인간적이고 건축 거장다운 면모를 드러내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저자 소개 : 조새미
조새미는 동시대 미술과 공예 연구에 오랜 시간과 관심을 투자한 연구자입니다.
서울대학교 공예과와 동대학원, 미국 크랜부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Cranbrook Academy of Art)를 졸업하고 영국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rt)에서 MPhil 학위를,
상명대학교에서 미술이론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University of North Carolina, Chapel Hill)의 방문학자였으며, 홍익대학교 금속 조형디자인과에서 겸임교수로,
서울대/단국대/상명대/경기대 등에서 공예론, 조형이론, 뮤지엄 개론, 현대미술의 이해 등을 강의했습니다. 현재 미술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뮤지엄 게이트』에서는 작가가 유학 생활 중 직접 방문했던 뮤지엄 기행문이 담겨 있으며, 미술관, 박물관학(museology)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표지 소개
아트북프레스는 한국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표지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책의 표지는 사진작가 kdk의 작업입니다.
kdk는 국내외 유명 미술관과 박물관의 모서리나 벽면 등의 이면을 촬영하여 뮤지엄 공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w’ 시리즈를 발표해 왔습니다.
표지 작업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했던 PLATEAU (구 Rodin Gallery)를 2011년 촬영한 사진입니다.
추천사
문명의 결정체라 불리는 뮤지엄에 전시된 성과물의 이면에는 보고되지 않은 경과들이 있었다. 저자는 반짝이는 결과만 응시하지 않고 덮여있던 역사를 주시했다. 탐정처럼 예리하게.
화려한 결과물에 현혹되지 않고, 문명의 미명과 변명을 걷어냈다. 역사를 소환해 증언하는 작은 것들의 속삭임과 흐느낌에 귀 기울였다.
때로 그것들은 현대사의 그림자를 들추고, 잔혹 동화를 그려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우리는 폭력, 착취, 비극, 망각, 왜곡의 긴 강을 거슬러 명예, 회복, 진실, 반성, 공유의 미덕 앞에 비로소
서게 된다. 세계 곳곳을 누비며 공들여 쓴 이 책 덕분에 우리는 인권과 다양성, 상대주의를 맨눈으로 보게 될 것이며, 그로 인해 달아오르는 역사의식과 실천의지를 감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결코 옛날 얘기가 아니며, 오늘날의 시대정신과도 교차한다.
조상인 (서울경제 미술·문화재 전문기자,『살아남은 그림들』저자)
해외 유수 미술관과 박물관은 오랫동안 우리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 유명한 국공립 미술관 및 갤러리를 방문하는 것은 문화와 교양을 쌓는 필수코스로 자리매김 하였고, 관련한 미술관 기행 서적들도 여러 권 출간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럼에도 우리에게 아직 노출되지 않았던, 뮤지올로지(museology)의 기원을 탐구할 때 꼭 염두해 보아야 할 미국과 유럽, 일본의 뮤지엄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직접 뮤지엄을 방문한 풍부한 경험과 문화학자의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깊은 지식으로 그동안 뮤지올로지를 지탱해온 견고한 서구 중심주와 문화 소비주의에 의문을 제기하고,
온택트 시대에 새롭고 풍요로운 뮤지엄 기행의 지평을 제시한다.
조숙현 (아트북프레스 대표)
이 책은 뮤지엄을 사물의 영원한 휴식처 정도로 보는 세간의 인식을 깨는 것으로 시작한다.
의미를 가늠하는 기준은 계속 바뀌고, 무대와 뒷무대는 역전되며, 영원이란 없고, 휴식은 곧 망각이다. 뮤지엄은 고요한 무덤이 아닌 시끄러운 분만실인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트 라이트는 삶 자체가 뮤지엄적이었다.
긴 일생에 걸쳐 몇 번을 변신했으며, 자기의 현실에서 새로운 건축 미학을 찾아내면서도 취향은 오히려 먼 곳을 향하고 있었다.
그는 성자이면서 속물이었고, 텔리에신 웨스트는 예술 공동체이면서 노동 착취가 교묘하게 자리잡은 장소이기도 했다.
『뮤지엄 게이트』는 열린 문이면서 동시에 소란스러운 사건의 시작에 대한 암시다.
황두진 (황두진건축사사무소 대표,『가장 도시적인 삶』저자)
제목 ∙ Museum Gate 뮤지엄 게이트
부제 ∙ 인디언의 눈물, 흑인 노예의 노래, 천재 건축가의 그림자 미술관 기행
지은이 ∙ 조새미
펴낸곳 ∙ 아트북프레스
펴낸날 ∙ 2021년 1월 27일
판형 ∙ 신국판(152*225)
값 ∙ 20,000원
쪽수 ∙ 250쪽
ISBN ∙ 979-11-969535-7-7 03630